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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정멤버 늘리고 캐릭터 쇼로 변모...재도약의 기회 마련한 '도시어부2' .
    카테고리 없음 2020. 6. 26. 0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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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거 수년 사이 목요일 밤은 이른바 "예능 블랙홀"로 취급받곤 했다. 이렇다한 인기 프로그램도 없었지만 지상파, 케이블, 종편 할 것 없이 각종 신설한 프로들 마다 오래 버티지 못하고 조기 종영의 쓴 맛을 보는게 다반사였기 때문이다. 십수년 넘게 터줏대감 노릇을 하던 KBS <해피투게더>는 바닥세를 면치 못하다 결국 올해 작별을 고했다. ​그런데 예외도 있었으니 바로 채널A의 <나만 믿고 따라와, 도시어부>였다. 2017년 9월 방영 이후 꾸준히 세력을 넓히면서 이듬해 2018년만 하더라도 지상파를 앞지르는 화제성, 인기를 누리면서 예능 약세 방송국인 채널A의 체면을 톡톡히 세워줬다. 하지만 호사다마였을까. 고정 출연자였던 마이크로닷이 그해 말 논란이 된 부모의 사기사건 문제로 하차하면서 프로그램의 틀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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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로트 열풍에 흔들린 아성...시즌2의 불안한 출발​장도연을 새로 투입하며 위기 봉합에 나섰지만 2019년 TV조선의 대히트작 <미스트롯>, <미스터트롯>, <사랑의 콜센타> 등이 연이어 목요일 밤에 배치되면서 <도시어부>의 전성기는 하루아침에 막을 내리고 말았다. 3개월간의 휴식기를 거친 후 시즌2로 재개된 지난해 12월부터 <도시어부2>는 "대항해시대"라는 부제를 내걸면서 해외 출조 위주로 방향을 선회하고 이덕화+이경규 2인 구성에 게스트를 합류시키는 조촐한 조합을 선보였지만 과거 시즌1 만큼의 재미를 유발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국내에선 보기 드문 대형 어종 낚시로 볼거리 마련에 힘을 기울이긴 했지만 기존 아기자기했던 재미 마련이 더이상 이뤄지지 못하자 시청자들의 관심은 예전 같지 않았다. 분명 조업의 규모는 블록버스터급으로 커졌지만 정작 사람들이 기대했던 유머 넘치는 구성은 한순간에 사라져버렸다. 자칫 이도저도 아닌 후속 시즌이 될 수 있던 찰라 <도시어부2>는 다시 국내 낚시로 발걸음을 옮김과 동시에 새로운 출연진 조합으로 돌파구를 마련하기 시작한다. 코로나19 여파로 더 이상 해외 촬영이 불가능해진게 가장 큰 이유였지만 프로그램으로선 전화위복의 기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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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정 멤버 확대...배신자(?)도 품에 안은 포용력​지난 3~4월부터 <도시어부2>는 과거 이 프로그램에 초대손님으로 자주 등장했던 연예인들을 하나둘씩 재소환하기 시작했다. 그 중에는 <도시어부> 출연으로 인지도를 쌓은 후 타 방송사 낚시예능(SBS<전설의 빅피쉬>)으로 자리를 옮겼던 이태곤, 지상렬 등도 포함되었다. 상도의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도시어부> 입장에선 불쾌할 수도 있는 일이었지만 과감히 이들을 다시 불러 프로그램의 기틀을 새롭게 다지는 계기로 삼았다. 넓은 아량으로 포용함과 동시에 기존 멤버 vs 배신자(?) 컨셉트의 미묘한 경쟁심이 시청자들에겐 색다른 재미를 불러 일으켰다.​마치 인턴 테스트 식으로 이뤄지던 그간의 내용을 마무리 짓고 지난 18일 방송부턴 이들 초대손님을 모두 정식 멤버로 합류시킨 후 본격적인 7인 체제를 출범시켰다. 또 다른 단골 출연자인 박진철 프로, 개그맨 김준현 뿐만 아니라 별다른 인연이 없던 이수근까지 추가되면서 대규모 편성으로 탈바꿈한 <도시어부2>는 이를 계기로 기존에 볼수 없었던 캐릭터쇼로의 변주에 돌입하기 시작했다. ​티격태격 케미를 유발하며 웃음 만들기에 주력한 이경규+이태곤+이수근 등의 신조합 뿐만 아니라 '프로'라는 이름과는 거리가 먼 조업 성적으로 자주 눈치를 보는 박진철, 고정 출연 보단 초대손님 역할에서 제 기량을 펼치던 지상렬의 맹활약 등이 부각되면서 각자의 캐릭터가 확실하기 정착되었다. 이를 통해서 들쑥날쑥한 낚시 실적과 상관없이 매회 월척급 재미를 만들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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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존 + 신규 멤버 조화 = 재미라는 월척을 낚다.​몇분 안되는 짧막한 오프닝 영상 촬영을 위해 과감한 조커 분장도 마다하지 않은 이덕화의 열연이 보여주듯 기존 멤버들의 활약 또한 빼놓을 수 없다. 개인 일정의 상당 부분까지 할애하면서 사전 답사 + 본방송 녹화에 매진할 정도로 이덕화는 웬만한 드라마, 영화 촬영 이상의 열정을 쏟아내고 있다. ​한동안 "분노 조절 장애"처럼 비춰질 만큼 시즌2 초반 동안 감정의 기복을 연신 드러내며 고군분투해왔던 이경규는 늘어난 멤버들을 상대로 모처럼 예능 대부로서의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한다. 제리를 괴롭히지만 끝내 당하고 마는 톰처럼 이경규는 다른 출연자들과 계산된 신경전을 펼치면서 방송 내내 쉴새 없는 웃음 포인트 제조에 온몸 바쳐 매진할 정도다. ​늘어난 인원 수는 여타 버라이어티 예능 마냥 자칫 겉도는 인물을 만들 수 있다는 약점도 지녔지만 <도시어부2>는 모든 출연진들이 각자에게 잘 어울리는 맞춤옷을 입혀준 것처럼 빈틈 없는 조화를 이루면서 이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있다. 비록 확실한 우위를 점한 경쟁 채널 TV조선의 아성으로 인해 한창 시절의 시청률에는 살짝 미흡한 편이지만 <도시어부2>는 재미라는 측면에서 시즌1의 영광에 결코 밀리지 않는 알찬 즐거움을 매회 성공적으로 만들어낸다. 이쯤되면 확실한 부활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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